회사가 'AI 정신병'에 걸렸을 때: Box 창업자, 실리콘밸리가 업무를 가장 모르는 사람들이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을 해고하고 있다고 경고
기업이 'AI 정신병'에 걸렸을 때: Box 창립자가 경고하는, 실리콘밸리는 업무를 가장 모르는 사람들이 업무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을 해고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는 전례 없는 인식의 균열을 겪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경영진이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앞다투어 AI 효율화를 말하고, 다른 쪽에서는 그들이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직무에 해고 통지가 눈송이처럼 날아듭니다. Box 창립자 겸 CEO인 애런 레비(Aaron Levie)는 최근 날카로운 신조어로 이 현실을 들춰냈습니다. 바로 ‘AI psychosis’(AI 정신병)입니다.
'AI 정신병'이란 무엇인가? 경영진의 집단 환각
레비의 논리는 잔인할 정도로 직설적입니다. AI로 당신의 일을 대체하기로 결정한 사람들이 바로 당신이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지 가장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직원을 '비용 절감과 효율 증대'라는 공식 속의 추상적인 숫자 변수로 대입하지만, 정작 업무 디테일의 모세혈관까지 들어가 본 적은 없습니다. 그는 이 현상을 'AI 정신병'이라고 정의합니다. 생성형 AI가 모든 인력의 역할을 무리 없이 이어받을 수 있을 만큼 성숙했다고 믿으면서도, 그 역할의 실제 가치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경영진의 집단 환각 상태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기술적 판단 착오가 아니라 조직 차원의 인식적 재앙입니다.
ClickUp 22% 감원: 교과서적인 사례
레비의 포문은 허공을 향한 것이 아닙니다. 협업 툴 유니콘 ClickUp은 최근 직원의 22%를 해고한다고 발표했으며, 그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AI 에이전트로 인력을 대체한다는 것입니다. 4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가진 이 SaaS 기업은 내부적으로 AI 주도 운영 모델로 전면 전환하며, 'AI로 더 적은 인력으로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하려 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ClickUp의 제품 자체는 팀의 업무 관리를 돕는 도구이며, 해고 대상 중 상당수는 바로 그 도구의 논리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는 기이한 순환 고리를 형성합니다. 효율성 도구를 판매하는 회사가 또 다른 효율성 도구에 대한 맹신으로 인해 자신의 효율성 실행 계층을 해고한 것입니다.
2026년 감원 물결, 이미 2025년 전체 규모에 육박: 구조적 붕괴를 목격하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2026년 테크 업계의 감원 규모는 연초 몇 달 만에 2025년 전체 규모에 거의 육박했습니다. 이는 주기적 변동이 아니라 AI 내러티브가 이끄는 구조적 리셋입니다. 더 위험한 것은 많은 기업들이 엄밀한 ROI 검증을 거치지도 않은 채 'AI 인력 대체'를 성급하게 전략적 OKR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해고 결정 속도가 AI의 실제 적용 성숙 속도를 한참 앞지르고 있으며, 이 시차는 되돌릴 수 없는 조직적 손상을 대규모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잘려나간 것은 비용만이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야 축적되는 암묵지, 부서 간 협업의 묵계, 업무 경계에 대한 직관적 판단력 등 AI가 복제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들도 함께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 광풍에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AI 정신병'의 병소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의사 결정층과 기술 현실 사이의 인식 격차에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AI로 몇 명이나 줄일 수 있어요?"라고 묻고, 이사회가 AI 도입률을 CEO 평가 지표로 삼으며, 동종 업계 경쟁이 누가 더 빨리, 더 가차 없이 해고하는가를 겨루는 군비 경쟁으로 변할 때, 합리적 논의의 토양은 이미 사라집니다. 레비의 경고는 본질적으로 하나의 거울입니다. 어떤 직무의 핵심 가치를 정확히 설명할 수 없다면, 그것이 알고리즘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선언할 자격은 없다는 것입니다. 진정한 AGI가 도래하기 전에, '복잡한 업무에 대한 무지'를 'AI에 대한 신념'으로 포장하는 행위야말로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위험한 자기기만입니다.
이 폭풍은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경영진들이 'AI-pilled'(AI에 심취한) 상태에서 오는 비용 곡선의 환상에 취해 있을 때, 그들은 어쩌면 스스로에게 가장 단순한 질문을 던져야 할지도 모릅니다. AI가 정말로 그렇게 만능이라면, 왜 가장 먼저 해고되는 것은 항상 다른 사람들일까요?